139분
한재림
파도를 만드는 것은 바람인데 말이오...
누군가 미래를 알려준다면 어떨까? 뭔가 불안하면서도 누구나 궁금한 것이 자신의 미래가 아닐까? 내가 바라는 바가 잘 이뤄질 것인지, 내가 가까이 하는 사람이 날 등지는 날이 오지는 않을 것인지, 우리는 실제로 알지 못하는 것이 훨씬 많다.
실화를 각색한 픽션으로, 이 영화는 '관상'을 통해 미래를 거의 정확히 맞추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역사적 사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일개 '관상쟁이'에 불과했던 주인공이, '운명을 읽는 자'가 되면서 권력자들과 함께 하며 나라의 정세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평으로는, "전형적인 웰메이드 사극"이다. 뭔과 사극에서 봤었던 것 같은 전개와 감동, 재미가 골고루 잘 녹아들어 있다. 어찌보면 얼마 전 대흥행한, '광해'와도 전체적으로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좋았던 것은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 김내경의 대사다.
"난 사람의 얼굴을 봤을 뿐 시대의 모습은 보지 못했소.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만 본 격이지. 바람을 보아야 하는데…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인데 말이오."
'운명을 읽는 자'가 모든 걸 잃고 내뱉은 이 대사는 강렬한 임펙트를 주었다. 운명을 읽는 능력을 갖고 있는 주인공 역시 인간이고, 순간 순간의 눈 앞에 욕망에 집착했다는 것이다.
추석 연휴 즈음 개봉해서 볼 사람은 다 봤겠지만, 현실에 지쳐 괜찮은 옛날 이야기를 한 번 보고 싶다면 한 번쯤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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