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0일 금요일

학문의 즐거움



히로나카 헤이스케 저, 방승양 역
246쪽

소심심고 


강의 중에 교수님께서 일본의 한 수학자 이야기를 해주면서 그의 자서전을 꼭 한 번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셨다. 나는 똑똑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가에 대해 관심이 많은 편인데,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제목과 얇다는 사실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저자인 히로나카 헤이스케라는 수학자는 '노벨 수학상'이라 불리는(실제로 노벨 수학상이 없기 때문에) 필드 상을 수상한 수학자다. 기하대수학이라는 수학 분야의 난제인 '특이점 해소'에 관한 연구로 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노벨 수학상이라 불리는 필드 상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머리가 좋다.', '천재다.'라 할 수 있을 법하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많이 부족한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책에서 진술된 그의 성장과정을 보면 우리가 소위 '천재'라 부르는 사람들처럼 특출났던 점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잘 생각해보면, '천재'란, '들인 시간에 비해 이해하는 효율이 좋은 사람'일 것이다. 머리가 좋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저자는 이점을 강조한다. 결국엔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노력하기 위해선, need가 아닌 want의 일을 해야한다는 말이 와 닿았다. 그의 정의에서 need와 want의 차이는, need가 외부적인 요인에 따른 필요라면, want는 자기 자신 내부의 요인에 따른 필요다. 즉,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해야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배움을 강조한다. 배우는 것은 어차피 까먹는 것이 아니냐..라는 예상된 질문에, '까먹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 저장된 기억을 찾아 내는 법을 까먹는 것이다.'라고 답한다. 배워둔 것은 '지혜'의 형태로 남아서, 필요할 때 조금만 찾아보면 다시 써먹을 수 있다는 그의 말이 다양한 프로그래밍 경험을 추구하는 내게 무척 와 닿았다.

한 수학자의 인생 경험을 통해 얻은 좋은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가장 좋은 이야기는 소심심고였다. 풀어서 말하자면, '소박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깊이 생각하는 자세'다.

내 경험도 그렇고, 슬럼프에 빠지는 많은 이들이 '소심심고'를 잊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오르면 자신의 생각이나 가치관, 아이디어를 고집하게 되고, 문제를 큰 흐름에서 파악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가 수학자가 되기로 한 것은 대학교 3학년 때 였다고 한다. 그는 그만큼 평범했지만, 인류에 길이 남을 연구성과를 만들어 냈다. 

'나는 특별한 존재다.'라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우리 개개인이 '유일하다는 의미'에서 특별하다. 하지만 '인간'으로서는 수 많은 사람들 속에 하나일 뿐이다. 이 사실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하고 싶은 일에 최선을 다 하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다. 그것만이 스스로를 더 특별하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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