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런드 러셀 저, 송은경 역
270쪽
게으름과 행복, 그리고 사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처음엔 조금 실망했었다. 내용자체가 감명 깊지 못하다거나 그런 것이 아니다. 뭔가 '역설'에서 나온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했는데, 책의 내용은 그것과는 조금 동 떨어진, 정치, 사회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었기 때문이다. 러셀이라는 학자의 중, 노년기의 삶을 조금만 더 넓게 잡고 있었다면 잘못된 기대를 하지 않았을거다.
기대와는 다른 내용이었지만, 내용 자체는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다. '논리학자'가 '사회'에 관심을 갖게 된 '인생의 변화'가 흥미로웠고, 그 논리를 바탕으로 상상하고 지향해야할 사회상을 제시해주는 것이 재밌었다.
이 책에서 전체적으로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상적 사회주의'에 관한 내용이다. 이 책은 다양한 관점에서 이상적 사회주의를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중요한 부분은 막스의 사회주의와 그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사상들의 한계점을 이야기하면서 제대로 된 '사회주의'란 이런 것이다..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는 '논리학자'였던 배경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논거로 이상적인 사회주의가 실현되었을 때 인류가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 다소 아쉬운 것은 후반부에서, 사회적 상황이 맞지 않다면, '일하려는 의지'를 가진 사람이라면 '일자리가 없어도 돈을 줘야한다.'와 같은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제안까지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대개 이상을 추구하는 경향을 갖게 되는 것 같은데, 조금만 자신의 이상에 심취하면 냉철함을 잃고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읽은 '피로 사회'와 굉장히 많은 유비가 된다. 한 세기의 차이를 두고 각자의 시대 사회 상에 대해 비슷한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원제가 'In Praise of Idleness'다. 책을 다 읽고 제목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았다. 다소 역설적이지만, 그가 주장하는 이상적 사회에서 산다면, 우리는 게으를 수 있다. 더 놀고, 더 먹고 마실 수 있다. '게으름'이 그 자체로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게 된 현대 사회지만, 어휘의 뉘앙스가 사회 분위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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