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7일 토요일

엘리시움


닐 블롬캠프(Neill Blomkamp)
109분

문명의 발전, 이타성의 퇴화.


District 9이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던지라, 같은 감독의, 엘리시움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부터 엄청 기대하고 있었다. '사회적 계층화'라는 District 9과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엘리시움'이라는, 지구 위에 떠 있는 가상의 공간이라는 소재는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먼저, 엘리시움의 뜻이 궁금해졌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으며 한 번쯤 봤던 말인 것 같긴 한데, 명확하지 않았다.



재밌는 것은 '선량한 사람들', '지상의 행복'과 같은 뭔가 고귀한 뜻을 담고 있다는 거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엘리시움에 사는 사람들은 전혀 선량하거나 고귀하지 않다. 보통은 '기득권 층에 속해 있지만 깨어있는 주인공 측근'같은 사람들이 한 명 쯤 나오기 마련이지만, 여기서는 얄짤없다. '엘리시움'에 사는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의 안락함, 안전에만 관심이 있다. 그들은 충분한 여력이 있음에도, '타인의 불행에 대해 무관심하다.'

영화 속에 '사회적 문제'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담으려는 노력에 대해 생각해봤다. '우리와 닮지 않은 세계를 그려 내면 안될까?' 내가 내린 결론은, '우리와 닮지 않은 세계엔 공감이 없을 거고, 아무도 재밌어 하지 않을거다..'라는 거다.


얼마 전에 즐겁게 봤던 '설국열차'와 '계층 간의 갈등'을 다룬 소재의 측면에서 무척 닮아있다. 미묘하게 다른 점은, '설국열차'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더 나아가, '갈등'을 더 높은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면, 이 영화는 '기득권 층이 조금만 더 인간적일 순 없을까?'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 하다.

엘리시움은 이를 위해 '의료기술'이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정당화하려는 시도를 했다. 어떤 병이든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있음에도, 그런 기술이, '빈 집'에서 사용되고 있지 않은 채로 있음에도, 어떤 이들은 이 기술을 사용하지 못해 죽음을 맞이하고 고통을 겪는다.

어렵게 생각하려 들지 않더라도. SF 영화적 측면의 근 미래 상을 무척 잘 그려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첨단 과학 기술은 그럴 듯하며, 새롭고 흥미로워서 흥미를 더 자극했고,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언젠가 친구와 진정한 대중성을 얻게 되는 영화는, '블록버스터의 외형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적당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다.'라고 결론을 내린적이 있는데, 엘리시움 정확이 들어 맞는,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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