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후배와 재귀성에 관해 이야기를 하게 된 적이 있다. 그 후배는 독립영화의 아이디어라며, 영화감독이 영화찍는 모습을 담은 독립영화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그런 소재를 사용할거면, G.E.B를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었다. G.E.B에서 읽었던 재귀성에 관해 조금 설명을 해주고 나니, 그 친구는 되려 이 영화를 추천해준다. 이 영화에서도 비슷한 소재를 사용했다며.
한국 제목은 '존 말코비치 되기'이지만, '~ 되기'라는 표현으로는 'Being'의 뉘앙스를 잘 못 살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도 잘 못하는 주제에 뉘앙스를 어찌 알겠냐만은, 그냥 느끼기에 그렇다. 이 리뷰의 제목은 그래서 'Being 존 말코비치'다. 전부 영어로 쓰자니 말코비치가 읽기 어려워서.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다양한 방면으로 상상력을 펼친 것을 그냥 보여준다.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라는 소재만을 가지고, 인간의 욕망, 사랑, 명성, 생명, 기억, 시간 등등 많은 것들을 보여 준다. 이것들이 'Being'으로 연결된다는 것이 참 멋지다.
후배가 추천해주게 된, '말코비치가 말코비치 안으로 들어가는', 무한 회귀에 빠지는 장면 또한 매력적이다. G.E.D에서는 무한 회귀성으로 차원을 뛰어넘는다고 했던 것 같은데, '말코비치 들로만 이루어진 세상'이란 결국 우리 세상이 한 차원 위에서 보면 하나의 '점'에 불과하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
뭐랄까. 얼마 전에 본, '연애의 온도'에서 느꼈던, '억지식 설명'이 없어서 좋았다. '왜 하필 존 말코비치인지', '왜 그런 구덩이가 거기 있는지' 등등.. 어차피 아무리 제대로 설명하려고 해봤자 말이 안되는건 안되는거다. 감독은 그냥 안하는게 낫다는걸 잘 아는 것 같았다.
영화는 봐도 봐도 끝이 없다. 이렇게 새로운 것들을 만날 때마다 감탄할 수 밖에 없다. 이렇게 다양한 영화를 쉽게 영화를 접할 수 있는 세상에 감사해야 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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