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서 보기까지는 조금 뭔가 아쉽지만 무척 기대되는 영화들이 있다. 내게는 이 영화가 그런 느낌이었고, 그래서 VOD가 뜨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영화를 보면서 건축학 개론이 떠올랐다. '첫사랑에 대한 공감'이라는 키워드 하나에 집중하여 뻔할 수 있는 한국 멜로영화였음에도 400만 관객을 돌파하지 않았던가. 분명 건축학 개론이 '공감'하나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오래된 연인에 대한 공감'에 집중한 이 영화가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싶은 거다.
두 명의 매력적인 남녀 주인공은 흔히 있을 법한 오래된 연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나도 여기서 꽤나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고, 덕분에 아련한 추억도 한 번쯤 떠올릴 수 있었다.
영화 내용 전개적인 측면에서 조금 아쉽게 느껴졌던 방식은, 주인공들의 내면을 들려주기 위해 중간 중간 인터뷰하는 장면들이다. 왜 인터뷰를 하는 걸까의 호기심을 갖게 하지만, 내용 전개상 '인터뷰하는 이유'에 그리 집착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굳이 그 이유를 '다큐멘터리 영화'라면서 설명해야 했을까.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지 않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어차피 그렇게 흘러가게 되는 것. 과거 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던 것은 이해가 가지만, 그것보다 내게 그 다큐멘터리 영화는 둘러 대지 않아도 될 변명처럼 느껴졌다. 차라리 인터뷰에 대한 설명을 깔끔하게 생략해버리는 거나, 아예 인물들의 내면을 인물들의 행동에 반영하여 더 디테일하게 보여주려 노력하는 것은 어땠을까?
'건축학 개론'에서 '연애의 온도'로 이어지는 이러한 '공감 영화'의 계보는, 누구나 갖고 있을 법한 아련한 추억을 자극시켜주는 데에 그 의미가 있다. 자신에게 '오래된 연인' 태그가 붙어 있는 사람이라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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