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하고 못하고 있었지만, 나는 디펜스 게임 매니아다. 디펜스 게임류는 한 번 잡으면 좀 처럼 놓지를 못한다. 최근 작업 중인 게임도 디펜스 게임에 가까운 형식이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두 가지 게임을 한 곳에 비교분석해보면서, 사람들이 왜 디펜스 게임을 즐기는지, 제공해주어야할 재미가 무엇인지 고민해볼까 한다.
먼저 게임의 특징부터 알아보면,
사무라이 블러드쇼(이하 사무라이)는 최고수준 그래픽을 자랑한다. 그냥 막 화려한 그런 것이 아닌, 게임 시스템에 정말 잘 어울리는 '일본화풍'의 그래픽 캐릭터와 지형으로 독특한 느낌을 주며 흥미를 먼저 끈다.
사무라이의 독특한 점은 TCG(트레이딩 카드 게임)의 덱을 구성하는 방식을 접목 시킨 디펜스라는 점이다. 어떤 병과의 캐릭터를 얼마만큼 뽑을지 미리 잘 구상해서 전투에 임하게 되며, 그때그때 뽑히는 순서는 TCG처럼 랜덤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해야한다.
얼마 전에 봤던 Plants vs Zombies와 같이 '라인'이 있고 그 라인 별로 적들이 몰려와 각 라인에 캐릭터들을 잘 배치하며 디펜스해야하는 방식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레어디펜스는 솔직히 말하면 좀 엉망이다. 그래픽도 예전 도트의 조악한 모습이며(도트로도 멋진 그래픽을 만든 멋진 작품들이 많지만, 적어도 이 게임은 아니다.) 한글화는 되어있지만 엉망이며, 시스템도 엉성하기 그지 없다.
예전에 리뷰했던 Kingdom Rush의 방식이다. 적들이 내 방어물을 공격하지 않으며, 맵에 지정된 위치 중에 건물을 적절히 배치하여 방어한다. 특이한 점은 적들이 알을 가지고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는 점이다.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지만 끝까지 닿았을 때 끝나는 게임과 달리 좀더 긴장감과 희망의 끈을 늦추지 않게 하는 이 게임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새로움이다.
이 둘을 함께 리뷰하는 이유는 다른 모습에서 같은 재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둘 다 아쉬운 점이 꽤나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척 오랜 시간 재밌게 즐긴 게임이기도 하다.
사무라이의 경우, 난이도와 조작성에 실패한 것처럼 보인다. 조금씩 클리어하다 보면 너무 어려워져 여러 번 반복해서 도전해야만 클리어할 수 있다. 디펜스 게임이지만 실시간 전략에 가까운 컨트롤을 요구하기 때문에 칸을 적절히 실시간으로 배치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캐릭터들을 조작하지 않으면 전투 결과가 현저하게 달라진다. 조작성이 형편없다는 점은 이 점에 큰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캐릭터들이 겹치기 시작하면 내 캐릭터의 체력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아보기 힘이 들며, '칸 단위'로 조작함에도 캐릭터들은 '도트 단위'로 사거리를 재기 때문에 억지 타이밍을 맞춰야만 유리하게 게임을 풀어나갈 수 있는 상황이 많이 온다. 추가적으로 실시간 타이밍이 중요함에도 자꾸 '확인 체크'를 물어보는 것은 너무나도 불편하다.
하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이런 조작성을 극복하고, 어려운 난이도에 도전할 근성이 있다면 이 게임은 콘솔 게임 급의 재미를 준다. 실제로 멀티플레이도 잘 지원하고 있는듯했다. 디펜스 게임을 TCG와 접목시킨 점이 특히 그렇다. TCG를 접목시킴으로써 캐릭터카드가 랜덤으로 뽑히기 때문에 매번 플레이마다 다른 상황이 주어진다. 기존 디펜스 게임의 '정해진 해답'을 없앤 것이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특성은 실제 TCG를 연상시키는 듯한 특성과 개성을 지니고 있다. 캠페인을 진행해 나가면서 새로 생기는 캐릭터들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줌으로써 지속적으로 게이머를 몰입시킨다.
레어디펜스는 앞서 말했듯이 게임 자체만 놓고 보면 정말 엉망이다. 솔직히 나도 첫 게임을 해보고 바로 삭제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 순간을 넘기고 나니 몇 시간동안 계속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몇 만개의 리뷰를 남긴 사람들이 모두 이런 심정이었을꺼라 생각하니 이유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딱 두 가지로 이 게임은 먹어준다. 세 종류의 타워와 두 종류의 마법이라는 단순함. 적절한 난이도 조절.(사실 후반엔 꽤나 어렵다.) 코인으로 업그레이드 시키는 시스템은 철저히 대놓고 유료 결제를 노린 시스템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런 게임들이 갖는 치명적인 문제점을 잘 회피했다. 그 치명적인 문제점이란, '유료 결제를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더 진행할 수 없는' 난이도이다. 그야말로 '유료 결제'를 강제받는 것인데, 이것이 개발자의 입장에선 수익을 더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은 오산임이 일반화되어 있다. 유료결제를 강요받기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일반적으로 그 게임을 그냥 삭제해버리니까. 유료 결제를 선택으로 만들고, 하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최근의 성공적인 모바일 게임의 BM(비지니스 모델)이라고 하는데 거기에 정말 잘 부합한다.
언제부턴가 갑자기 나타나 인기를 끌기 시작한 디펜스 게임. 이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관리하기'라는 재미에서 그 이유를 찾고자 한다. 사람들은 '관리'하는 행위를 일반적으로 좋아하는 듯 하다. 그 본질적인 이유까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내가 더 잘 관리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가 바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란 곧 성취, 긍정적 피드백이 아닐까. 심시티나 xx타이쿤 시리즈가 인기를 끄는 이유 또한 그런 것 아닐까. 주어진 자원을 잘 투자해서 점점 멋진 도시가 되어가는 모습을 즐기는 것이다.
사실 디펜스 게임과 '심시티'는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주어진 자원을 잘 투자하여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게임인 것이다. 대부분의 디펜스가 건물을 건설하는 것을 감안하면, 심시티와의 차이는 결국 '더 눈에 보기에 예쁘고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게 되느냐'와 '몰려오는 적들을 더 효율적으로 처치하느냐'의 차이인 것이다.
이렇게 보면 디펜스 게임의 장르는 가히 놀라운 하이브리드가 아닐 수 없다. 심시티 류의 관리하기 게임을 따분하다고 여길 수 있는 게이머들에게 '전투가 일어나는'이라는 적절한 옷을 입혀준 것이다. 이런 그림을 보여주으로써 게이머는 비슷한 메커니즘을 플레이하고 있음에도 '전략적인 재미', '긴박감' 등등을 느끼게 된다. 심시티 류가 연속적으로 지속해서 플레이해야하는 반면 단발성으로 끝낼 수 있는 구조를 갖게 되는 것 또한 모바일 게임에서는 획기적인 것이다.
사실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위 두 게임들은 모두 이 '디펜스 게임의 재미'에 충실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름의 인기를 얻지 않았을 까 싶다. 두 게임 모두 특색이 강해 배워야할 점도 확실히 볼 수 있어 좋았다. 심심할 때 한 번 다운받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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