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0064 The Art of Game Design
작년 봄 학기 때 학교에서 인문대생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수행인문학 전공 제도의 '게임 기획과 분석'이라는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서강대학교 게임교육원 교수님이 오셔서 강의를 해주셨는데, 당시 나는 막 iOS api를 만져 보고 실험해보며 게임 어플 제작을 꿈꾸던 상황이었다.
그 때 그 교수님이 이 책은 게임 개발자에게 바이블과 같은 책이니 만약 게임 개발에 정말 관심이 있다면 무조건 한 권쯤은 구입하라는 말씀을 하셨다. 당시엔 구입해놓고 깨작깨작 읽다 말았던 기억이 났다. '기획'의 중요성보다 프로그램을 짜는 것이 더 중요한 당면과제였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요새는 '기획'이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하고 있다. 게임을 만들다 자주 막히게 되었는데, 그 원인이 모두 처음부터 치밀한 기획없이 덕지덕지 붙여 누더기 옷을 만들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자각했다. 그래서 기초를 다지자는 마음으로, 개발의 슬럼프를 극복하고자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이 블로그에도 '게임의 재미'에 관한 책, 기획에 관한, 디자인에 관한 책을 읽고 남겨 놓은 리뷰가 꽤 있다. 그 만큼 '어떤 것이 재미있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에 그런 책들을 읽어 본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 읽은 이 책이 단연 압권이었다.
사실 '재미있는 것'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무척 힘들다. 그래서 이전에 읽은 책들은 대부분 '어떤 것이 재미있는지'에 관한 설명을 주로 하곤 했다. '짝 맞추기', '관리하기',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 책에선 '게임이 뭔지'에 대한 저자 나름대로의 정의를 하면서 논지를 발전시켜나가는데 이것이 굉장히 재밌다.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정의. 생각지도 못했던 정의다. 하지만 저자의 부연 설명이 참 그럴싸 하다. 우리의 기억과 경험은 단편화되어 남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있는가? 가령, 오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다는 기억 속에는 다양한 사건들이 있다. 카페까지 걸어갔는지, 카페에서 화장실은 몇 번 갔는지, 맞은 편 사람이 너무 시끄럽게 떠들지는 않았는지. 등등, 하지만 우리는 인상적이었던 주요 경험만을 기억에 남기며, 자신의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느꼈던 것만 경험으로 남는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행위 역시 이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다. FPS게임에서 우리는 단지 마우스를 움직이며 클릭하는 행동을 하고 있지만, '총 쏘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식이다.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한 무척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경험을 만들어준다'는 이 정의는 무척 와닿았고, 내 게임의 기획에도 적절히 반영시켜야 함을 느꼈다.
앞의 교수님과 같이, 게임 개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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