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0071 Hero Academy
최근에 읽은 책에서 꽤나 감명깊은 구절이 있다. '우아한 게임'에 관한 정의 였다. 우아한 게임이란 '단순한 행동(규칙)으로 다양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한다. '우아한 게임'의 대표적은 예는 체스다. 체스는 정말 단순한 말들의 이동 규칙만 익히면 끝 없는 전략이 펼쳐진다.
Hero Academy는 개인적으로 '캐주얼 체스' 정도로 평가했다. 체스보다 더 우아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요즘 트랜드에 맞게 적절히 룰을 변형 시킨, 체스같은 방식의 턴 전략 게임이다. 트랜드에 맞추다 보니 룰은 조금 더 복잡해진 감이 없지 않지만, 좀 더 게임 자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게임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보지면,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팀을 골라 다른 플레이어와 멀티플레이로 대전하는 게임이다. 각각의 팀에는 팀 특성, 근접, 원거리, 마법사, 치료사, 영웅 유닛 등과 몇 가지 마법이 있으며, 이들이 각기 조금씩 다르다. 위 스크린샷과 같이 좁은 맵의 몇 가지 지형 오브젝트가 있으며, 이들이 중요한 거점이 되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으로 전략이 펼쳐진다.
각 턴에는 5번의 행동을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의 무슨 행동을 하더라도 하나의 턴을 소모한다. 새로운 유닛을 배치하거나, 이동하거나, 공격하거나 마법을 쓰거나 등등.
글로 설명하다보니 조금 복잡해보이지만, 몇 번만 해보면 금방 익숙해진다.
사실, 이 정도였으면 굳이 리뷰를 쓰지 않았겠지만, 이 게임의 리뷰를 쓴 진짜 이유는 '비동기식' 멀티플레이를 훌륭하게 구현해냈기 때문이다. 내 턴을 마치고 나면 상대방이 턴을 끝낼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다. 내 턴 동안의 5번의 행동이 서버로 전송되고, 상대방은 그것을 전송받는다. 나는 그동안 다른 대전게임의 내 차례 턴을 수행하거나 다른 볼일을 보다가, 상대방의 턴이 끝났다는 알림을 받으면 다시 게임으로 돌아와 상대방이 행동을 확인하고 내 턴을 수행한다.
턴 방식 게임 + 멀티플레이의 고질적인 문제인 '상대방 턴을 기다리는 시간'과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 상 오랜 시간 붙들고 있을 수 없다는 문제를 아주 깔끔하게 해결해냈다. 진득하게 플레이하는 전략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만한 것이 또 있을까?
정말 이 비동기식 멀티플레이 방식에 신선한 충격을 받고 꽤 플레이했지만 지금에는 큰 단점을 발견하여 잘 손이 안 간다. 서로 짧은 시간에 턴을 주고 받는 흐름이 끊기기 시작하면 한 게임에 몇 일씩 계속 질질 끌면서 이어지는데, 이것이 상당한 지루함을 준다. 진득하게 전략을 짜는 것도 좋지만 결과가 언제 날지 보이지 않는 전쟁 게임을 누가 하겠는가.
비록 큰 단점이 되기도 했지만, 이 '비동기식 멀티플레이'는 꽤나 획기적이었고, 언젠가 이를 응용하면 좋은 대전게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전략게임을 좋아한다면, 분명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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