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1일 금요일
0067 그리스 로마 신화
작년 여름에 그리스 여행을 한 적이 있었다. 솔직히 나는 신화나 역사에 관심이 별로 없었다. 이번 기회에, 같은 유적지를 좀 더 유익하게 경험하고자 이 책을 읽고 여행을 가기로 마음 먹고 구입하였다. 하지만 당시엔 600페이지 가량되는 이 책을 결국은 앞 부분만 조금 끄적이다 말았다.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리스 여행 때문이 아니더라도, 수 많은 판타지 컨텐츠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이 이 그리스 로마 신화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꼭 전체를 다 읽으리라 다짐하며 이 책을 가까운 곳에 꽂아 두었다.
이제서야 다 읽게 된 것은, 사실 이 책이 그리 재밌지 않았기 때문이 가장 크다. 너무 재미있는 컨텐츠들이 많은 요즘 세상에 역치가 높아져서 일까? 1800년 대에 미국에서 발매된 이 책은 당시에 베스트 셀러로, 대중들의 교양 수준을 높이는데 일조했다고 하지만, 솔직히 나는 재미있게 읽진 못했다.
방대한 신화를 한 권에 담으려다 보니, 저자는 신화 이야기를 '사실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담아 냈다. 이것이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를 재미없게 만드는 큰 원인이 되었다.
수 많은 신과 요정들, 혹은 그 아들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사실을 서술하는 방식으로 나열되다 보니 이야기에 전혀 몰입되지 않았다.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과 그 인물들의 이름 조차도 어렵고 익숙치 않다보니 누가 누구였는지 헷깔려 계속 페이지를 되돌아가기 일쑤였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해당 신화를 묘사한 멋지게 인쇄된 명화들이었다. 상상 속에 인물들이 멋지게 표현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지루한 이야기 전개에 한 줄기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
나는 사실 책을 보다 마는 짓을 잘 못 한다. 책을 그 내용 자체에 대한 흥미로 읽는 것이 가장 첫 번째지만 '다 읽었다'는 만족감 또한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꽤 나쁜 습관일 수 있는게, 한 번 잘못 책을 만나면 그 책이 끝 날 때까지 독서효율이 엄청 떨어진다. 이 책 또한 그런 책 중 하나 였고, 대강대강 글씨만 읽고 지나간 부분이 꽤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끝까지 읽은 이유는, 이보다 더 좋은 책이 없을거란 생각 때문이었다. '좋지 못한 이야기의 특징'들을 이 책이 갖게 된 이유는 저자가 못나서가 아니라, 신화라는 특성 상 그럴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 다양한 컨텐츠에서 사용된 소재들이나, 신화 자체의 기발한 상상력들을 읽고, 그것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지 못했더라도, 있다는 것 정도만 알아두는 것만으로 의미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나중에라도 신화에 대한 기초 레퍼런스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화를 소재로 사용한 다양한 컨텐츠를 접했을 것이다. 하지만 체계적으로 누가 누구랑 어떤 연관이 있고, 어떤 연고에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큰 줄기에 따라 이해하진 못했을 것이다. 이 리뷰에서 내내 재미없다는 말만 늘어놨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특히 뭔가 '창작, 창조'해야하는 일을 할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볼 가치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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