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7일 목요일
0084 내가 살인범이다.
제목과 소재에서 확 끌려서 꼭 봐야지 했던 영화. 영화관에서 볼 기회가 안 되어서, 최근 나온 VOD로 보게 되었다. 보기 전에 사람들이, 내용은 그럭저럭, 반전은 봐줄만 하다. 정도 였는 데 내 감상 또한 그러했다.
전체적인 느낌을 보자면.. 연가시가 떠올랐다. 전혀 다른 장르의 영화지만, 더 좋은 작품일 수 있었는데 군더더기가 좀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었기 때문이다. 살인범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산 속에 들어가서 석궁을 쏘는 캐릭터라든가, 뱀을 푼다든가 하는 것들은 작품의 분위기를 해졌다. 훌륭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억지스러운 액션성보다는 좀 더 무거운 분위기로 끌고 갔으면 어땠을까? 내 생각엔 감독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자 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영화의 이러한 점이 단점이라고 할 만한지에 관해서는, 얼마 전 일화와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의 리뷰에서도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에 한 산수 문제를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facebook에 올라온 한 문제였다.
6 - 5 * 0 + 2 / 2 = ?
89%의 오답률.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대충 이런 식의 문제였다.
이게 89%의 오답률이라니, 라는 생각이 들었고,
처음엔 무슨 넌센스가 들어 있는 줄 알았다.
곱하기, 나누기가 더하기 빼기 보다 먼저 계산되어야한다는 것만 알고 있다면(초등학교 저학년 때 다 배우는 것 아닌가..) 결코 어려운 문제가 아님에도, 그 글의 댓글 목록에는 순서대로 계산 한 오답들이 주로 달려있었다.
주변인에게 물었고, 그들 역시 비슷한 반응이었다. 왜 그럴까를 곰곰히 생각해보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컴퓨터 관련, 수학을 많이 쓰는 일이다 보니 당연한 일일 뿐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리 단순한 규칙이라도 자기와 관련없는 것은 금방 잊어버리려 한다는 걸, 잠시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내 취향, 내가 아는, 좋은 영화의 기준. 이것이 내겐 당연할 지라도 다른 사람, 더 나아가 대부분의 사람에게 당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사실 이런 대규모급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영화에 대해서 나보다 모르리라 생각할 수 없다는 것. 어떤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능력일지도 모른다는 것. 이번 영화와, facebook 일화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다.
끝으로, 요즘 리뷰를 쓰면서 내 리뷰의 성격을 알 것 같다. 그 컨텐츠를 통해 얻는 깨달음. 그 내용 자체나 그 의미보다, '컨텐츠가 나와 관련지어지며 얻게 되는 깨달음.'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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