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3일 수요일

0101 실버라이닝 플레이북


이 영화 역시, 뻔한 로멘틱 코미디라고 생각해서 큰 흥미를 갖지 않게 되었던 영화다. 영화 감독을 하고 싶다는 후배놈의 강력 추천으로 보게 되었다. 사람은 지인을 꽤나 신뢰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른 사람의 선택을 더 좋은 것으로 선택하는 심리가 있다더니, 최근의 본 영화들이 이 심리를 내 몸소 증명시키는 것 같다.

강력추천을 받은 만큼, 뻔한 로멘틱 코메디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소재가 '정신병'이라는 점이다. 주인공들은 살면서 누구나 겪을 법한 큰 상처(배우자의 외도 장면을 목격하거나, 배우자의 사별을 경험하거나)를 겪은 뒤로, 심각한 스트레스성 장애를 앓게 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기를 파괴하는 식으로 스트레스를 극복하려 한다.

재밌는 것은 이들의 주변 사람들이다. 정작 이들의 주변사람들은 정신질환 판정을 받고 정신 병원에 들어가거나, 정신과 상담을 받지 않지만 주인공들보다 더 정신병자같이 행동한다. 영화의 앵글이나 장면 연출은 관객에게 이렇게 묻는다.

"뭐가 정상이고 뭐가 싸이코야? 결국 우린 어느 정도 다 싸이코 아니야? 단지 잘 숨기고 있는 사람이 정상이라 불리울 뿐인거지."

엄밀히 말하자면 정신병자로 분류된 주인공들이 더 제대로된('제대로된'의 기준은 직관에 맡기겠다) 인간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들은 솔직하고, 자기를 표현한다. 문제를 알고, 고치려 한다. 반면 더 싸이코처럼 보이는 주변사람들은 문제가 생겼을 때, 문제의 원인을 모두 주인공들 탓으로 몰아가려하고(정신병 치료를 받는다는 이유로) 자신의 문제를 덮어 내기에만 급급하다.

이런 문제 제기와 내용 전개는 분명히 훌륭하지만, 이 영화가 더 좋은 영화가 되기 위해서는 좀 더 깔끔한 러브라인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남자 주인공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남자 주인공의 속마음을 숨기는 식의 진행(마지막의 러브라인)은 조금 어색했다. 누구나 이렇게 될지는 알고 있겠지만, 이야기 전개 상 앞뒤가 매끄럽지 않다랄까? 뭐 그런 느낌. 항상 말하지만 굳이 흠을 잡자면 그렇다는거지, 치명적인 단점이거나 그렇진 않다.

또 하나의 즐거운 이야기를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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