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15일 월요일

0107 셔터 아일랜드


솔직히 말하자면 이 영화를 보기 전엔 이런 걸 기대하지 않았다. "고립된 정신병동 섬의 이야기"에서 내가 기대한 것이 뭐 였을까? 명확히 뭐라 이야기하기 어렵겠지만, 분명 흔한 반전 영화적 전개-주인공 시점에서 쭉 따라가다가 알고 봤더니 주인공이 귀신이거나, 정신병이거나 하는 등의-는 아니었다. 때문에 다 보고 나서 좋았다..라는 느낌이 많이 없다.

이런 식의 내용 전개는 사실 수 많은 반전 영화에서 쓰였기 때문에,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영화에 숨겨진 상징을 쫒으려 애쓰기 시작했다. 주인공들이 비를 쫄딱 맞고 그 섬에서 생활하는 사람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다니기 시작하는 모습이나, 폭풍우 속의 절벽을 오르 내리는 상식 밖의 행동, 절벽에 가득한 쥐 떼. 등등. '광과민성'이라며 계속 눈부셔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빛을 통해 뭔가를 보지만, 그 빛이 과하면 또 아무 것도 볼 수 없다.' 와 같은 메시지를 주고자 했던 것일까?

시도 때도 없이 등장하는 헛 것이 보이는 환각 장면과 피를 흘리는 장면들, 알 수 없는 화려한 효과들은 지나치게 상징적이어서, 영화를 즐기기 보단 그런 것들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영화에 잘 몰입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식의 영화에서 잘 쓰는 '열린 결말' 장치를 쓰고 있는 듯 하다. 주인공이 진짜 정신병인지, 정신병으로 몰아가는 건지, 두 가지 모두에 힌트를 줌으로써, 원하는 대로 해석하세요.라고 말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은 이 영화의 메시지의 메타(meta)성이다. 영화는 '내가 정신병인지, 주변에서 나를 정신병으로 몰아가는 것인지' 고뇌하게 되는 주인공을 보여준다. 더 나아가, '주인공이 정신병인지, 주변 환경이 주인공을 정신병으로 몰아가는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관객에 제공한다.  여기서 만일 내가 스스로 영화를 '주인공이 정신병일 거야'라고 해석했다고 하자. 그런데 함께 영화를 본 친구들이 모두 '아니야 주변에서 몰아가는 거지 주인공은 정상일껄.'라고 주장한다면, 적어도 그 집단 내에서는 그런거다.

그렇다. 이 영화는 내용적으로나 관객에게까지 'What Is Normal?'라 묻고 있는거다. 감독의 의도한건진 모르겠지만, 뭐 이런식으로 해석해볼 수도 있겠다는 거다. 영화 자체보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이 더 흥미로웠다.


영화 속에서 드러나는 상징성을 찾기를 좋아하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엄청 재밌다고 강하게 추천하긴 어려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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