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7일 일요일

0045 기생수



명작 만화로 알려진 '기생수'. 정말 어렸을 때, 앞 부분만 보다 말았던 기억이 가물가물 났었지만, 언젠가는 제대로 한 번 보리라. 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교보문고에서 애장판 세트를 발견, 거기에 행사기간이라며 20%세일까지 하고 있으니, 지름신이 강림하지 아니할 수 없다. 그렇게 집어들고 와 짬잠이 읽은 기생수는 읽는 동안 삶의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

어렸을 때의 인상은 그저, '무서운 만화'였지만, 머리통이 조금 크고 나서 보니 여러가지 의미가 꽤나 많이 담긴, 그런 만화다. 지구에 대해, 인간에 대해, 생명에 대해,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몸에 기생하여 인간을 장악하고, '인간을 잡아 먹는 식성'을 가진 생물이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전형적인 소년만화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흥미롭다. 고교생인 주인공이 갈등을 겪으며 점점 성장하는 이야기. 예전에도 언급했던, '재미를 위한 패턴'이다.

이 만화가 좋은 만화인 까닭은, '힘, 강함'의 성장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가치관까지 함께 성장하는 것을 보여주는 까닭이리라. 자칫 그저 오락만화일 수도 있는 소재로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으며, 중간 중간에 작가 인터뷰에도 읽었듯이, 기생수의 작가는 '완성형'작가, 즉 이야기를 질질 끌지 않고 처음 기획한 대로 완결을 내는 작가였기에, 더 좋은 작품으로 와 닿았다. (개인적으론 데스노트 작가가 이같은 마음으로 데스노트의 세계를 깔끔하게 완결 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점과 대조된다. 개인적으로 'L'이 죽고 난 이후의 데스노트는 작품의 세계관과 치밀함이 많이 떨어져 버렸다 느끼기에..)

꽤 오래된 작품이라 지금 보면 어색한 장면도 있고, 그림체도 완벽하다 할 수 없다. 세계관 자체도 완전히 치밀하진 않다. 그렇지만 그것이 만화의 또다른 매력이 아닐까. 기생수는 즐겁게 즐길 수 있고 남는 것도 있는, 좋은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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