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 23일 화요일
0051 루퍼
개봉 한 달 전부터, '미래에서 온 나와 싸운다'는 소재에 끌려 무척 기대했던 영화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미래에서 온 나와 싸워야 한다.'는 문구가 뭔가 첨단 SF 액션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데,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면 '치고 박고 싸우는 흥미로운 소재의 액션 영화'가 아니다. 내용과 메시지는 지극히 철학적이고 삶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드라마에 가깝다.
영문 포스터의 "Face your past, Fight your future."가 "미래의 나vs 현재의 나, 운명을 건 시간전쟁이 시작된다."로 바뀌었다. 분명 전혀 다른 의미로 해석되어지는 느낌인데, 참 아쉽다.
'타임머신이 있는 미래'라는 소재를 지극히 현실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미래 사회와 인간상을 그리고 있는 점에서 예전에 본 '인타임'을 연상케 한다.
인과관계는 보통 시간의 단 방향성에 따라 존재하는 데, 타임머신이라는 존재는 그 인과관계가 복잡한 끈처럼 얽혀 무한히 반복되는, '뫼비우스의 띠'를 형성한다.
얼마 전에 읽은 GEB 덕분에 이 영화를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시각이 생긴 것 같다. 무한한 재귀성에 얽혀버리는 이야기는 '명확한 하나의 결론'을 얻을 수 없다.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게 만든 여러가지 장치들이 돋보인다.
'루퍼', '인셉션'급 놀라움과 신선함, 거기에 재미까지 느꼈다.
주고자하는 메시지는 그 이상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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