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5일 수요일

0018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라이즈, 그리고 크리스토퍼 놀란.



나는 영화에서의 시리즈를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완결되지 않은 이야기의 궁금증'을 참는 것이 참 불쾌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때로는 완결되지 않고 어중간하게 끝나는 시리즈가 많아서 하나의 작품 자체로 보기에 허무함이 많이 남을 때도 있다. 후속편이 나올 때면, 이 전 시리즈의 이야기가 생각나지 않아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것도 참 힘든 일이다.

하지만 다크나이트는 예외로 하기로 했다. 대중성을 잡아 끈, 그러면서도 내용의 깊이를 놓치지 않는 놀란 감독이기에,(그의 '인셉션'은 데이빗 핀처의 '소셜네트워크'와 더불어 내게 최고의 작품이다.) 잘하지 않는 복습까지 하여, 이 시리즈의 완결을 보기로 했다.

전작 '다크나이트'가 워낙 성공해서 일까. 확실히 라이즈는 전작보다 작품 자체의 '완전함'은 떨어지는 것 같다. '조커'의 포스도, 영향을 미친 것 같고, '비긴즈'나 '라이즈'가 이야기의 배경 설명과 마무리 짓기 위한 이야기 전개를 해야 했다면, '다크나이트'는 내용의 깊이에 더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어떤 블로거의 글을 읽고 나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은 대부분 내용의 깊이와 대중성을 동시에 잡아 유명하다. 이 배트맨 3부작 이외에 '프레스티지'나 '인셉션'이 그렇다. 앞서 언급한 블로거는, 배트맨 시리즈와 이 두 작품, 그 이전의 작품('미행'이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은 꽤나 오래되었고, 나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언급하기 힘들다.)의 연속성을 설명해주고 있다.

어떤 감독이 여러 작품을 하는데에 있어서 동일 배우를 쓰는 것은 흔한 사례이다. 흔히 '라인'이라 불리우며, 여러 작품을 같은 배우들과 하는 경우는 국내에서도 찾아보기 쉽다. 하지만 이 배우들과 자기 작품에 연속성을 집어 넣는 감독이 또 있을까. 놀란은 그랬다.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하나의 플롯에 맞춰 만들고, 동일한 배우는 그 플롯의 비슷한 역할을 맡게 한다. 비슷한 상황에 처하게 한다. 자기 작품에 자신만의 색깔을 강하게 입히는 장치로써, 이만한 것이 또 있을까?

창작, 창조를 하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해 나아갈 사람으로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정말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대중성과 깊이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점이 그렇고,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치밀하게 설계해왔다는 점이 그렇다. 그는 그의 작품으로 '불멸성'을 획득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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