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게 된 이유는 좀 독특하다. 내 취향과 '먼' 영화를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르게 되었다. 비교적 최근 영화인 줄 알았는데 2006년에 나온 영화라는 것에 놀랐다. 일단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캣우먼 역으로 나온 앤 해서웨이라는 배우가 눈에 띈다.
기대하던 것 보다 꽤나 재미있게 봤다. 극히 여성의 취향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를 재밌게 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봤고, 꽤나 그럴 듯한 이유를 찾아 냈다.
'이야기의 힘'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 다큐멘터리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위한 조건'에 관한 부분이었는데, 이 이야기는 그 조건에 아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거기다 비교적 생소한 '하이 패션'이라는 소재는 새로운 자극을 주기에 충분했다.
'재미있는 이야기의 조건'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이를 테면 이렇다.
"감정이입할 수 있는 주인공과, 개성 강한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 주인공은 여러 시련을 극복해내고, 점점 성장하고 변화한다. 시련 끝에 있는 갈등을 말끔하게 해소해내고, 주인공은 새로운 미래를 맞으며 끝난다."
여러가지 변주가 가능하겠지만 기본적인 틀은 이렇다는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일명 '로멘틱 코메디'라 불리는 장르는 대부분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만화들 역시 이 구조가 가장 기본이 된다.
패턴의 중요성과 그 메커니즘에 대해 고민해봐야겠다. 이야기에서든, 설계에서든, 그림에서든, 음악에서든, 어떤 분야도 '패턴'이 중요하게 강조된다. 마치 우리의 뇌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하기 위한 알고리즘이 패턴으로서 존재하는 것 같다. 어떤 기분에 도달하기 쉽도록 도와주는 지도 같은 것이랄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